1. 한자학습의 어려움이야 구구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언어체계가 완전히 다른 한국인에게는 말할 것도 없으려니와, 한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중국인에게도 한자정복은 만만치 않았던 작업인 것 같다. 20C 이전까지 아마 유구한 역사의 문화대국인 중국의 인구대비 문맹율은 세계 최고수준이었고, 간화자(혹은 간체자)가 정착된 오늘날에도, 중국본토의 문맹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알고 있다.
내 생각엔, 공산정부가 중국에 들어선 이래, 가장 혁혁한 업적을 꼽으라면, 개뿔 공산혁명, 경제발전, 뭐 이런거 보단, 문자를 인민에게 친근한 형태로 간략화하여 문맹율을 낮춘 것이다. 좀 과장스레 비유하자면, 인민에게 편리한 문자생활의 초석을 놓았다는 점에서, 한국의 세종대왕에 해당하는 존재가 모택동 주석이다. 중국 공산당이 정말로 인민을 위해 한 것이 있다면, 현재까진 "문자의 민주화작업"이 유일할지도 모른다.
2.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연암이 북경인가, 상점에 들어가 3인의 중국인에게 논어 학이편 첫 세구절을 써 보였더니 해독하지 못하고 멍하니 보고만 있더라는 내용이 나온다. 아니, 논어의 본고장에서 신약성경으로 따지면 요한복음 3장 16절에 비견될 만큼 유명한 그 구절을 몰라 눈만 휘둥그레 들여다 보고 있었다구? 당시 조선민중들이야, 논어든 뭐든, 그 텍스트가 외국어니 그럴 수도 있었다 하더라도 천자국의 백성인 중국인들이....? 뜨악.
3. 중국인의 문맹율(단순히 글자를 안다는 정도가 아니라, 문장을 해독하고, 글을 읽는다는 차원에서)이 높은 것은 한자가 진절머리 날 만큼 배우기 어렵다는 점 말고도, 언문일치가 아닌, 중국인 특유의 문어체, 아니 영어 등에서 구어-문어체 정도의 차이가 아닌 아예 틀 자체가 다른 문어법, 즉 문언의 존재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국인이라고 그 수많은 허사의 함정을 피해가며 텍스트를 제대로 해독한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었겠는가.
이참에 중국동포들에게 하나 질문해 봅니다. 도데체 문언은 어떤 필요에 의해, 어떤 맥락에서 발생한 겁니까. 한국처럼 비교적 독자적인 문자의 창제가 늦은 것도 아니고, 왜 처음부터 언문일치가 안된거죠?
(짐작컨덴, 문언의 좋은 점 하나가, 백화로 기록할 경우보다 기록의 수고가 덜하다는 것일 게다. 노신은 자신의 중국소설사략 서언에서 이 책은 원래 자신의 강의록을 필사하는 사람의 노고를 염려해서 문언문으로 축약하고, 예문을 줄여 개요만을 만든 것이라고 했는데, 이로 미루어보건데 문언이 백화보다 동일한 내용을 축약해서 기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듯 하다.)
4. 그 처음의 동기가 어떠했던 간에, 문언은 일반 민중이 문자생활을 하는데 크나큰 장벽으로 작용하였을 것이고, 이는 다시 지식이 곧 권력이던 시절에 민중을 피지배계층으로 고착화하는 수단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한국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고. 훈민정음, 창제- 반포 이후 한국은 문자생활이 가능했다구? 아니, 훈민정음의 존재와 상관없이 조선조 지식인은 한문을 모르면 지식인 = 지배층이 될 수 없었다. 중국이나 한국이나 문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그 기능적인 측면을 넘어, 문언의 장벽을 통과한 엘리트의 표식이 되었기 때문에, 한글로 사서삼경을 백번 읽고 그 의미를 깨치고 있어도, 그건 지식인의 공부로 쳐주지 않았다.
떠그랄, 그러고 보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교양(literacy)이 지배계급의 지위를 공고히 해주는 수단이 되었다는 점은 공통이었던 듯 하다.
Time to say good bye.
(이건 뭐, 진도가 잘 안나가는 경향이 있는데.... 또 다음에)
PS: 아무래도 다음부턴, 에세이를 허리하학적 내용으로 진로수정을 해야겠군. 나 자신이 따분해지는걸.
홍길동 5
2009-08-10
점점 화제의 심도가 깊어지시네..
일단 문언문은 고대중문의 서면체라 보시면 될 같습니다
짧은 편폭에 깊고 많은 함의를 확연히 내포시킬수 있고 자구 구성과 음률규칙 등 독특한 문자배율의 미가 있지요..
대신 배우기 어렵고 활용이 더 어려운 단점으로 문맹율이 높았던거고 오사운동전후로 백화문 혁명이 화다닥 일이나면서 구문일체의 필법들이 유행되기 시작..
단 현시대에 와서도 서면체는 엄연히 고어식 문언문 필체를 적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구의 편폭절감도 있고 자고로 내려온 습관적 기술체의 뿌리도 있고 또 백화문으로 작성되면 미관자체가 아주 불미스럽고 더우기는 서술내용 자체가 어정쩡하게 표달되어 내용과 의미전달이 간혹 잘못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기에..
현재 중국 대학생출신이라 해도 중문 서면체를 전문학습 하지 않으면 공문서 서면어를 잘 모릅니다.
제가 접해본 바로는 서면어의 경우는 한국도 비슷.. 일본식서면체의 뿌리가 상당히 깊게 배겨 있다 봄.
천도복숭아 28
2009-08-10
Cognitariat 님의 질문과 홍길동님의 답변에서
저희도 몰랐던 부분을 배우게 되네요~^^
Cognitariat 12
2009-08-10
역시, 홍선생이 답변을 해주시네요.
"짧은 편폭에 깊고 많은 함의를 확연히 내포시킬수 있고 자구 구성과 음률규칙 등 독특한 문자배율의 미가 있"다는 거.
위 한 구절로 문언의 마력을 적확하게 잘 표현해 주신 것 같네요. 대신 때로는 작자의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요?
한국어에서 일본식 문어체의 존재는 약간 다른 문제일겁니다. 일본지배의 흔적이 자연스레 남아 있다는 측면인데, 백화문과 문언문과의 차이만큼 큰 단절은 아닌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어와 일어는 언어구조 자체가 비슷하기 때문에 사용자 자신들이 어렵다고 느끼지 않는 거죠. 다만, 일본식 단어등은 왜색 짙은 말이라고 하여 맹렬히 퇴출작업이 일어나 이제는 상당히 정화된 상태입니다.
문록 183
2009-08-10
達磨東來, 達磨西來는 각각 "달마가 동쪽으로 왔다", "달마가 서쪽에서 왔다" 로서 같은 뜻이 될 수 있는게 고문체입니다. 제대로 어조사를 붙이면 達磨至東來, 達磨自西來가 되어야 할 것이나 어조사가 생략되었습니다. 문맥을 보고 때려 맞춰야 합니다.
필자의 의도를 뚜렷이 알리려면 어조사를 꼬박꼬박 넣고, 떼어쓰기, 구두점도 철저히 맞춰야 할텐데, 그러면 절제,간결,함의 등 한문의 장점이 사라질 것 같습니다.
水晶 83
2009-08-10
"중국 공산당이 정말로 인민을 위해 한 것이 있다면, 현재까진 "문자의 민주화작업"이 유일할지도 모른다."
천만지당한 말씀이에요!
한글을 컴에 쓰면서 중국어에 대해 많은 생각을 갖게 되었죠.
매일 매일 , 새록새록 숱한 지식과 정보가 쏟아져 나오는 세상에 도대체 한글이 더 우수하냐? 한자가 더 우수하냐? 고 죽을 때까지 배워도 다 못 배우는 것이 한자이니깐요.
저도 한국에 오기전엔 한글 즉 조선어를 글로도 보지 않았어요. 중국어 즉 한자를 얼마나 찬미했는지 몰라요. 아름다울 美가 한자로 쓰이면 아름답게 보이고 그 뜻이 확 느껴지지만 "미"자로 쓰인 걸 보면 아무런 반응도 나지 않을 정도였으니깐요.
오늘은 시간땜에 1부분만 읽었고 생각나는 대로 답글 달아요.
내일 시간이 나면 계속 읽어 볼렵니다.
홍길동 164
2009-08-10
문언문 복잡다양한 어법특성상 글짜 하나 점 하나 표기 차이로 원뜻이 왕창 바뀔수 있는 폐단이 있는 사실에..
좀 생뚱같은 비유를 해본다면..
중국무술도 보면 상당히 간결화 된 국민체조 비슷한 학생무술체조와 군인체조가 따로 있고 또 민간과 학계의 무술문화 예술 학문을 깊이 연구하는 전문조직과 단체가 있고 무수한 학자들이 깊은 층차의 무도를 연구하다 싶이..
중국무술 서양권투 종합격투기 태권도 공수도 등의 장단점을 종합하여 결부시켜 철학사상과 결부하여 창시된 이소룡의 절권도사상.. 사실 그 권법동작은 일초일식이 아주 간단하고 직접적이지만 그 간결함과 직방대기 속에 또 복잡다단한 무학의 경지와 사상이 내포되어 있다는 점..
하여 단순 민간 무술문화의 표현체중 하나인 전통틀동작도 초보자가 익히기 쉬운 초단계 품세가 있고 고난도의 틀이 따로 있듯이 절권도와 중국무술을 비교해도 초보자가 쉽게 터득하는 초보무술이 있고 전통무술 고단수가 아무리 외형으로만 모방해도 절권도의 문턱도 바라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지요..
백화문과 문언문도 비슷하게 볼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언문도 초보자들이 익히는 삼자경 천자문 등등이 있고 심오한 경지를 이룩하는 무수한 사서시경이 있으며 그 자구의 미묘한 형체조합을 그려내는 미적 표현법의 서예예술은 또한 하나의 찬란한 문화분야로 발전되어 왔고
사실 백화문의 깊은 경지도 보통 초보자는 터득하기 힘들지요.
보통 구두어식 대화 구절과 문장을 미끈하게 잘 표달하는 것도 일정한 문필내공이 필요할뿐더러 준확한 의사표달을 이뤄내는 서면체 문장의 구성, 영혼과 사상의 예술적 가공을 자랑하는 문학작품 등등의 경우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이 상당한 정도의 내공 없이는 좋은 작품이 나올수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픈 말인 즉:
영화 곽원갑에서 이연걸이 일본무사한테 해준 그 한마디입니다.
[세상의 무술 그 자체는 강약이 없고 매 수련자의 높고 낮음만 있을 뿐이다]
역시 253
2009-08-10
코님이 일부러 수준을 낮추려니 억지로 안되나 봅니다 ㅎㅎ
오래전 아침 출근길에 버스 뒷자석에 어느 초등생과 같이 앉았는데
교과서를 펼쳐들고 있어서 슬적 봤더니
한문으로 되어 있는 책이 더군요
중간중간 밑줄 긋고 한자로 답글 적혀 있는거 보니
화교학생 인가 봅니다
불현듯 어린애가 글자 배우려니 고생 이구나
측은한 마음이 들면서 한편으론 어려운 한문때문에
중공이 발전을 못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했었는데
한자가 훌륭하고 근사한 글자 임에는 틀림 없지만
어쩌면 평생 걸려서 배워야 할정도 어렵다고 하는 글자를
간자체로 만들고 나서 부터는 중국 경제가 서서히 발동이 걸리면서
급속도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으네요
올바른 인식 175
2009-08-10
말씀과 문자가 개각기 따로따로 논 경우이지요.
중국어를 일반적인 언어의 틀에 놓고 보면 수많은 오류를 낳습니다.
말씀 -> 글자 -> 이런 형식이 아니라
글자 -> 말씀 거꾸로 입니다.
그것도 꾸준한 거꾸로라면 가늠할 수도 있으나 시대에 따라서 그 변화의 정도가 너무 심했지요.
생각해 보세요, 유사이래로 단 한번도 그들을 말씀을 올바로 표기할 수 없이 살았던 해괴한 문명의 언어가 얼마나 어지러울 지...
뉴기니 정글에서도 이와같은 현상이 있는 걸로 압니다.
그곳에서는 골짜기 마다 언어가 다릅니다. 약간 다른 정도가 아니라 거의 외국어 정도의 차이라서 통역이 없으면 대화할 수 없는 지경이지요.
중국어와 뉴기니 언어가 겪었던 역사가 본질적으로 똑같은 겁니다.
홍길동 164
2009-08-10
어이 윗 젊은이.. 자넨 지금 몇구절 안되는 한글도 그렇에 어지럽게 쓰는데 대체 한문은 얼마나 알고 그러시나?
잉걸 73
2009-08-10
중원에 워낙에 많은 민족들이 서로 다른 말을 쓰다보니, 말을 통일하기는 어려우니 뜻이라도 서로 통하게 하자는 취지로만든 게 한자 아니겠나. 그러니 말과 글이 따로 놀고 그 수도 지나치네 많은 한자는 일상용로 쓰기에는 너무 불편하고, 토씨에 따라 해석도 중구난방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으니, 한자는 학술용보다는 예문용으로 쓰는 게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
올바른 인식 177
2009-08-11
문자와 언어는 엄연히 다는 것을...
한국에도 늙은이들이 문자와 언어를 분간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 하지요.
중국은 더 기대해서 뭘 하리오만,
길동님도 마찬가지군요.
비용 215
2009-08-12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연암이 북경인가, 상점에 들어가 3인의 중국인에게 논어 학이편 첫 세구절을 써 보였더니 해독하지 못하고 멍하니 보고만 있더라는 내용이 나온다. … 당시 조선민중들이야, 논어든 뭐든, 그 텍스트가 외국어니 그럴 수도 있었다 하더라도 천자국의 백성인 중국인들이....? 뜨악.]
저는 연암의 저 반응이 이외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지식을 특정계층의 전유물로 여기던 근대 이전에야 중국백성들이라 하더라도 [논어] 첫 문장을 접하지 못했을 듯. 그리고 옛 고서의 글쓰기, 띄어쓰기나 구두점 없이 붙여 쓰여 있는, 글을 접하면 한자를 안다 해도 바로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조선백성이라면 익히 아는 춘향이야기라도 좌악 붙여 쓴 [열녀춘향수절가]를 그 자리에서 읽어낼 사람이 드물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 옛 선비들이 존숭하던 유가경전은 성립시기를 따지면 천 년 이상 소급되기에... 지식층이라 해도 이들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성립 당시의 배경지식은 물론, 고대 문투를 오래 시간 학습해야 한다는.. 하여 후대에 수많은 경전 해석가들이 나왔던 거고..
다만, 우리가 아는 유가경전 상당수는 책이 나왔을 당시에 통용하던 구어를 대거 수용하였만.. 천년 이천년 후에는 그 시대에 맞는 백화본으로 찍어내는 데까지 나가지 못했다는.. 저는 오히려 한자라는 문자의 특성과, 수천 년 동안 일관한 지나친 상고주의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짱개어 145
2009-08-25
짱개어로 어떻게 채팅하냐. 답답해서 뭔 변환이 그렇게 많어?
짱개어 채팅은 가능하냐?
알파벳으로 치곤 변환하고 이따위로 하면 나같으면 복창터져죽는다..
미개한 짱개어.......~~!
통일 @ 138
2009-08-28
Cognitariat 야 까불족아 /조선어로 자기뜻을 정확히 표현못하지..........오늘은 무슨 韩国语.......
당신들은 외 쪽발이 말을 쓰는지 또 일본식민지 되고프냐
통일 @ 138
2009-08-28
짱개어 까불족 야 /丑露的韩国人,小气民族 말끝마다 더럽게 쌍말 는인 간이
다시 쪽발이 식민지 로 되고 싶은가.....한자는 세계에서 제일 많이 사용하는 언어 (한국어)헴도 못쓰지.......겸손하게 행동하시요